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연출한 1974년작으로, 비토 콜레오네의 젊은 시절과 마이클 콜레오네의 현재 이야기를 교차하며 보여줍니다. 가족, 권력, 배신을 다룬 이 영화는 전편에 이어 마피아 서사의 정점을 찍은 작품입니다.
1. 줄거리
※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까지 포함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비토 콜레오네
영화는 시칠리아 마을에서 어린 시절의 비토 안도리니(후에 비토 콜레오네)가 겪은 비극적인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그의 아버지는 마을의 권력자 돈 치치에게 반항하다 살해당하고, 형은 아버지 장례식 날 습격을 받아 사망합니다. 어머니는 어린 아들 비토만은 살려달라며 돈 치치에게 애원하지만 거절당하고, 결국 목숨을 잃습니다. 어린 비토는 혼란 속에서 도망쳐 미국행 배에 오르게 되고, 홀로 이민자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젊은 비토의 성장과 범죄 세계로의 진입
미국으로 건너온 비토는 결혼 후 가족을 꾸리고 식료품점 점원으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갑니다. 그러나 우연히 이웃 클레멘자의 총기를 맡아주면서 범죄의 세계와 접촉하게 됩니다. 이후 클레멘자, 테시오와 함께 부잣집의 카펫을 훔치는 등 작은 범행을 통해 돈을 벌며 세력 기반을 다져갑니다.
동네에는 파누치라는 인물이 주민들을 협박해 상납을 받으며 군림하고 있었습니다. 파누치는 비토가 일하던 가게를 찾아와 자신의 조카를 억지로 취직시키며 비토를 해고합니다. 이후 비토와 그의 동업이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파누치는 돈을 요구하며 협박합니다. 그러나 비토는 치밀한 계획을 세운 끝에 파누치를 살해하고, 주민들의 존경을 받으며 지역 사회의 해결사로 자리 잡습니다.
비토는 젠코 무역회사라는 올리브유 회사를 차리며 점차 조직의 틀을 갖추고,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가 돈 치치에게 접근해 그를 살해함으로써 어린 시절의 복수를 완수합니다.
마이클 콜레오네와 패밀리의 확장
이야기는 현재 시점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부가 된 마이클 콜레오네의 행보를 보여줍니다. 마이클은 카지노, 호텔 사업을 중심으로 합법적인 영역 확장을 시도하지만, 정치적·범죄적 갈등에 휘말립니다. 부패한 기어리 상원의원은 마이클을 노골적으로 모욕하고 금전을 요구하며, 펜탄젤리와 로사토 형제 간의 갈등도 패밀리에 부담을 줍니다.
그러던 중 마이클의 집이 총격을 받으며 내부에 배신자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마이클은 하이먼 로스를 의심하고, 동시에 펜탄젤리에게는 로스가 배신자라고, 로스에게는 펜탄젤리가 배신자라고 말하며 혼란을 조성합니다. 하지만 펜탄젤리는 로사토 형제의 함정에 빠졌다가 간신히 살아남으면서 마이클을 향한 의심을 키우게 됩니다.
가족의 배신과 권력 투쟁
마이클은 로스가 진짜 배신자라는 확신을 굳히고 그와의 협상을 위해 쿠바로 향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형 프레도가 로스와 연루되어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큰 충격을 받은 마이클은 프레도를 배신자로 낙인찍고 절연을 선언합니다.
이후 마이클은 미 상원 청문회에 소환되어 범죄 혐의로 기소되지만, 펜탄젤리의 친형을 증인석에 앉히는 계략을 통해 배신자의 입을 막고 무죄를 이끌어냅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더 큰 시련을 맞습니다. 아내 케이가 아이의 유산이 사실은 낙태였다고 고백하며 결혼 생활은 파탄에 이릅니다. 마이클은 아내를 떠나보내고 아이들의 양육권을 차지합니다.
비극적인 결말과 마이클의 고립
결국 마이클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배신자들을 제거하기 시작합니다. 펜탄젤리는 고대 로마식 결말을 선택해 자살하고, 하이먼 로스는 공항에서 저격을 당해 목숨을 잃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프레도의 최후입니다. 어머니의 장례 후 마이클은 겉으로는 형제를 용서한 듯 보였으나, 프레도는 낚시 도중 경호원에 의해 처형됩니다. 영화는 젊은 시절 형제들과 함께 식사하던 장면으로 회상되며, 현재의 마이클이 홀로 앉아 쓸쓸히 과거를 떠올리는 모습으로 끝맺습니다. 이는 권력의 대가로 모든 가족과 사랑을 잃은 마이클의 고립을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2. 개봉 당시 이슈
영화 <대부 2부>는 개봉 당시 전편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을 받았습니다. 전작 <대부>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며 큰 반향을 일으킨 만큼, 속편은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안고 시작했습니다. 영화는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비토와 마이클의 이야기를 교차 편집하며 서사적 긴장감을 유지했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비토 역을 맡은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는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는 이탈리아어 대사를 소화하며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쳐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속편임에도 전편 못지않게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아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을 수상하며 영화사에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작품은 ‘속편이 원작을 능가할 수 있다’는 신화를 만든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으며, 이후 수많은 영화인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3. 감독의 메시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는 <대부 2부>를 통해 권력의 덧없음과 가족 관계의 파괴를 강조했습니다. 비토의 이야기는 가난한 이민자가 권력자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지만, 마이클의 서사는 권력을 지킨 대가로 가족과 사랑을 잃는 비극을 드러냅니다. 이러한 대조적 구조는 권력의 양면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며, 감독은 이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파멸을 동시에 그려냈습니다.
4. 감상평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니라 인간과 가족, 권력의 본질을 다룬 작품입니다. 특히 비토와 마이클의 이야기를 교차하는 구조는 같은 가문을 이끌었음에도 전혀 다른 길을 걸은 두 인물의 대비를 효과적으로 보여줍니다. 영화를 보며 가족과 권력을 동시에 지키는 것이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지 절실히 느껴집니다.
마이클의 결단력과 냉혹함은 존경스럽게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깊은 슬픔을 자아냅니다. 프레도를 배신자로 단죄하는 장면은 형제애와 권력 유지 사이에서의 냉혹한 선택을 보여주며, 보는 이를 착잡하게 만듭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홀로 남은 마이클의 모습은 화려한 권력 뒤에 드리운 공허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인간관계와 권력의 어두운 그림자를 곱씹게 하는, 다시 봐도 깊은 여운이 남는 걸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