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의 레코드 가게 주인 롭 고든이 연인과의 이별 후 과거 연애를 돌아보며 자신을 성찰하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닉 혼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1. 줄거리
※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까지 포함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음악과 함께 살아가는 남자, 롭 고든
롭 고든(존 쿠삭)은 시카고에서 ‘챔피언쉽 비닐’이라는 중고 음반 가게를 운영하는 30대 남성입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음악을 사랑했고, 삶의 많은 순간을 음악과 함께 보내왔습니다.
매장에서 함께 일하는 배리(잭 블랙)와 딕(토드 루이소) 역시 음악광으로, 고객과의 대화 대부분이 밴드, 앨범, 노래 순위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집니다.
세 사람은 마치 음악 백과사전처럼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롭의 일상은 음악과 가게, 그리고 여자친구 로라(이벤 헤이즐 분)와 함께하는 시간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이별
하지만 평온했던 일상은 로라가 갑작스레 집을 나가면서 무너집니다.
더 충격적인 건 그녀가 이웃 건물에 사는 이안 레이먼드(팀 로빈스)와 함께 지내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이안은 요가를 가르치는 자유분방한 남자로, 롭에게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인물처럼 보였습니다.
집 안은 로라의 흔적이 빠져나간 공허함으로 가득 차고, 롭은 깊은 상실감에 빠집니다.
그는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달래보지만, 공허함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과거 연인들을 찾아 나서다
롭은 로라와의 이별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자신에게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문제라는 생각에 이릅니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을 떠난 여자친구들, ‘톱 5 이별 목록’을 만들고 그들을 찾아가 보기로 결심합니다.
첫 번째는 초등학교 시절의 여자친구로, 그는 롭과 키스를 하던 벤치에서 다른 남학생과 입을 맞추곤 했습니다.
두 번째 연인 페니(조엘러 카터)는 대학 시절 만난 여성으로, 동침 문제를 두고 의견 차이로 결별했으나 이후 다른 남성과는 잘 지냈다는 사실이 롭을 씁쓸하게 합니다.
세 번째 찰리(캐서린 제타 존스)는 아름답고 재치 있는 여성이었지만, 롭은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남자라고 스스로 느꼈습니다.
네 번째 사라(릴리 테일러)는 이별 직후 만난 여성으로, 서로의 상처를 달래며 사귀었지만 결국 다른 이유로 헤어졌습니다.
로라를 향한 그리움과 재회
과거의 연인들을 만난 뒤, 롭은 그동안 자신의 연애 패턴 속에 문제점이 있음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그는 로라를 잊지 못하고, 가게를 찾은 로라와 짧게 대화를 나누며 여전히 감정이 남아 있음을 확인합니다.
로라는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롭을 보며 마음이 흔들립니다.
장례식 후 둘은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감정을 다시 들여다봅니다.
이안과의 관계가 진전되지 않았음을 털어놓은 로라는 롭과 재회를 결심합니다.
두 사람은 다시 함께 지내기 시작하며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이어가려 노력합니다.
성장과 변화를 받아들이는 순간
롭은 로라와의 재결합 이후에도 여전히 음악과 가게 일을 즐기지만, 과거처럼 무책임하게만 살아가지 않습니다.
그는 로라를 위해 믹스테이프를 만들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작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또, 자신만의 팟캐스트와 음악 활동을 시도하며 새로운 목표를 세웁니다.
과거 연애 실패를 돌아본 경험은 그에게 자기 성찰의 기회를 주었고, 롭은 조금 더 성숙한 남자로 변해갑니다.
2. 개봉 당시 이슈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는 개봉 당시 음악과 영화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영화 속에서 사용된 70~90년대 록, 소울, 팝 명곡들은 관객에게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존 쿠삭의 능청스럽고도 진솔한 연기, 잭 블랙의 개성 넘치는 코믹 연기는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원작 소설의 팬들은 영화가 책의 위트를 잘 살렸다고 호평했고, 시카고의 실제 레코드 숍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낸 촬영 역시 음악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개봉 직후 사운드트랙 앨범이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등 음악적 영향력도 컸으며, 영화는 ‘음악 영화’의 새로운 전형으로 회자되었습니다.
비록 흥행 성적은 중간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후 DVD와 스트리밍을 통해 ‘컬트적’ 인기를 얻었고, 2020년에는 동일한 제목의 드라마 시리즈로 리메이크되며 다시 주목받았습니다.
3. 감독의 메시지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은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를 통해 사랑과 이별, 그리고 자기 성찰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풀어냈습니다.
그는 주인공 롭이 과거 연애를 돌아보는 과정을 단순한 회상에 그치지 않고, 성장과 변화의 이야기로 확장시켰습니다.
특이하게도 영화 속 ‘톱 5 목록’ 구성 방식은 음악 팬들에게 친숙한 랭킹 문화를 차용한 것으로, 관객이 이야기 전개를 친근하게 따라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4. 감상평
단순한 연애 영화가 아니라, ‘왜 우리는 반복해서 같은 실수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롭은 과거의 연인들을 찾아가면서 자신이 관계 속에서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돌아보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변해갑니다.
음악이 그의 감정과 회상을 이끄는 중요한 장치로 쓰이는데, 덕분에 관객은 마치 자신만의 ‘연애 사운드트랙’을 떠올리게 됩니다.
영화를 보면서 과거의 연애를 반추하거나, 나 자신이 어떤 연인인지 생각해보게 되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웃음과 공감, 그리고 잔잔한 여운이 오래 남는 영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