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디파티드>는 보스턴을 배경으로 경찰과 갱단 내부의 이중 스파이가 서로의 정체를 찾기 위해 벌이는 심리전을 그린 범죄 스릴러입니다. 각자의 정체를 숨긴 채 상대를 쫓는 두 남자의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치밀하게 담아냈습니다.
1. 줄거리
※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까지 포함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두 남자의 다른 시작
보스턴에서 어린 시절부터 갱단을 동경하던 콜린 설리반은 마피아 보스 프랭크 코스텔로의 지시를 받고 경찰학교에 입학합니다. 그는 경찰로서 빠르게 승진하면서도, 경찰 내부의 정보를 코스텔로에게 전달하며 조직의 눈과 귀 역할을 합니다.
반면 빌리 코스티건은 갱단 출신의 가족사를 숨기고 정의로운 경찰이 되고자 하지만, 그의 배경은 경찰 조직에서 걸림돌이 됩니다. 빌리의 능력을 눈여겨본 퀴넌 반장은 그에게 경찰 신분을 감춘 채 코스텔로 조직에 잠입할 것을 제안합니다. 빌리는 위장폭행으로 감옥에 다녀온 뒤 코스텔로의 조직에 들어가게 됩니다.
서로의 존재를 알아차리다
매사추세츠 경찰은 코스텔로가 마이크로 회로를 중국에 팔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작전을 개시합니다. 하지만 콜린이 코스텔로에게 작전을 미리 알려 경찰의 수사는 실패합니다. 이 사건을 통해 코스텔로 조직과 경찰 모두 내부에 첩자가 있음을 눈치채고, 각각 그를 색출하기 위한 움직임에 들어갑니다.
빌리는 코스텔로의 범죄를 목격하며 불안감에 시달리고, 심리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매돌린과 가까워집니다. 한편 콜린은 경찰의 신원조회로 빌리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퀴넌의 죽음과 조직의 혼란
코스텔로는 자신의 부하 중 첩자를 색출하려 하고, 경찰 역시 내부첩자를 잡기 위해 퀴넌을 미행합니다. 빌리와 접선한 퀴넌은 빌리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만 남아 코스텔로의 부하들에게 잡혀 추락사합니다. 혼란 속에 경찰과 코스텔로의 조직은 총격전을 벌이고, 빌리는 가까스로 상황을 모면합니다.
빌리는 계속해서 코스텔로의 비리를 파악하던 중, 코스텔로가 FBI의 정보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 정보를 경찰에 넘깁니다. 콜린도 코스텔로가 FBI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결국 마약거래 현장에서 코스텔로를 사살합니다.
드러나는 진실과 비극적 결말
코스텔로 사망 후 콜린은 경찰의 영웅으로 떠오르지만, 빌리는 그가 코스텔로의 첩자였다는 증거를 확보합니다. 빌리는 콜린을 체포하려 하지만, 경찰 내부 또 다른 첩자 배리건에게 총격을 당해 현장에서 사망합니다. 배리건은 브라운까지 사살하지만, 콜린에 의해 제거됩니다.
콜린은 경찰에게 배리건이 모든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고하고, 자신의 죄를 숨긴 채 살아남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 그의 집에 디그넘이 찾아와 콜린을 사살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마지막 장면은 그의 아파트 발코니를 지나가는 쥐를 비추며 의미심장하게 막을 내립니다.
2. 개봉 당시 이슈
2006년 개봉한 <디파티드>는 개봉 당시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오스카 감독상을 안긴 작품으로도 유명하며, 작품상, 각색상 등 4관왕에 올랐습니다.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흥행에도 성공했고, 특히 원작인 홍콩 영화 <무간도>를 재해석한 리메이크임에도 불구하고 원작 이상의 몰입감을 선사하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디카프리오, 맷 데이먼, 잭 니콜슨의 연기 호흡과 숨막히는 전개는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극찬을 받았습니다. 결말의 충격적인 전환과 주제의식은 한동안 많은 논란과 해석을 낳기도 했습니다.
3. 감독의 메시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탐욕, 배신, 그리고 정의라는 가치의 모순을 탐구합니다.
누가 진짜 경찰이고 누가 범죄자인지 모호해지는 설정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와 개인의 선택이 만들어내는 비극을 그립니다.
마지막 장면의 쥐는 부패한 인간 본성을 은유하며, 영웅과 악인이 뒤바뀌는 아이러니를 강조합니다. 범죄와 법의 경계가 얼마나 허약한지를 묘사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