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SNS 페이스북의 창립 과정을 그린 실화 바탕 영화입니다. 천재적 아이디어와 집념 속에서 탄생한 페이스북이 성공하는 과정, 그리고 창업자들의 갈등과 배신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드라마입니다.
1. 줄거리
※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까지 포함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페이스매쉬, 작은 아이디어가 불러온 큰 파장
2003년, 하버드 대학교 술집. 마크 주커버그(제시 아이젠버그)는 여자친구 에리카와 대화를 나누던 중, 무심하고 오만한 태도로 그녀를 화나게 합니다. 결국 에리카는 그를 두고 떠나버리고, 상처받은 마크는 기숙사로 돌아와 분노를 블로그에 쏟아냅니다. 그는 에리카의 외모와 성격을 조롱하는 글을 올린 뒤, 충동적으로 사이트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마크는 하버드의 서버에 무단으로 접속해 여학생들의 사진을 수집합니다. 친구 에두아르도 세버린(앤드류 가필드)이 만들어낸 수학 알고리즘을 이용해, 두 명의 사진을 비교하고 더 매력적인 사람을 선택하는 ‘페이스매쉬(Facemash)’를 완성합니다. 사이트는 삽시간에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새벽 4시가 되자 서버 접속자가 폭주해 하버드 네트워크 전체가 다운됩니다.
다음 날, 학교는 서버 장애의 원인을 추적해 마크를 적발합니다. 그는 6개월간 정학을 당하고,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여성을 모욕한 해커’라는 낙인이 찍힙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이름은 천재적 프로그래머로 학내에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윙클보스 형제의 제안과 마크의 선택
사건 이후, 하버드 조정팀 선수로 유명했던 윙클보스 형제와 동료 디브야 나렌드라가 마크를 찾아옵니다. 그들은 ‘하버드 커넥션’이라는 소셜 네트워크를 구상 중이었는데, 학교 이메일을 인증 방식으로 사용해 학생들만 접속할 수 있도록 설계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개발자가 필요했고, 마크의 실력을 눈여겨본 것입니다.
마크는 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듯했지만, 실제로는 프로젝트를 지연시키며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합니다. 그는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온라인 네트워크’라는 발상을 발전시켜, 하버드 학생들이 서로 초대와 수락을 통해 친구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이트 ‘더 페이스북(The Facebook)’을 개발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에두아르도가 자금을 투자하고, CFO로 합류합니다. 두 사람은 하버드 기숙사 방에서 밤낮없이 작업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었고, 2004년 초 마침내 ‘더 페이스북’이 세상에 공개됩니다.
더 페이스북의 급성장과 갈등의 씨앗
‘더 페이스북’은 공개 직후부터 하버드 학생들을 열광시켰습니다. 자신만의 프로필을 꾸미고 친구 관계를 연결하며, 오프라인의 대학 생활이 온라인으로 확장되는 경험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습니다. 곧 예일, 컬럼비아, 스탠퍼드 등 다른 명문 대학으로도 확산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편 마크는 과거 여자친구 에리카에게 다시 다가가지만, 그녀는 차갑게 그를 거절합니다. 그는 “네가 하고 있는 일은 비디오 게임이나 다름없다”며 비아냥대며 떠납니다. 마크는 상처를 받지만 오히려 더 집착적으로 페이스북을 성장시키며, 다른 대학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합니다.
이 무렵 윙클보스 형제는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도용당했다고 느끼고 법적 대응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마크는 그들의 불만을 무시한 채, 더 큰 그림을 향해 달려갑니다.
숀 파커의 등장, 성공과 배신의 그림자
페이스북이 대학가를 휩쓸자, 냅스터 창업자로 유명한 숀 파커(저스틴 팀버레이크)가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는 마크와 에두아르도를 만나 “더 페이스북에서 ‘더’를 빼고, 단순히 ‘페이스북’으로 바꿔라”라고 조언하며 실리콘밸리로 옮길 것을 권유합니다.
마크는 숀의 자유분방한 성격과 카리스마에 빠져들었고, 캘리포니아로 본사를 옮기며 함께 일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신중하고 현실적인 에두아르도는 숀을 불신했고, 결국 마크와 갈등이 깊어집니다.
투자자 피터 틸이 55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페이스북은 법인으로 성장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분 재조정이 이루어졌고, 에두아르도의 지분은 불과 0.03%로 축소됩니다. 충격을 받은 그는 마크를 찾아가 분노를 폭발시키며 노트북을 부수고, 결국 공동 창업자에서 제외됩니다. 에두아르도는 결국 마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합니다.
성공의 정점과 마크의 고독
법정은 윙클보스 형제와 에두아르도가 각각 마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장면과, 과거 창업 과정의 회상을 교차 편집으로 보여줍니다. 윙클보스 형제는 아이디어 도용을 주장하며 거액의 합의금을 받아내고, 에두아르도 역시 공동 창업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보상을 받습니다.
한편 숀은 마약과 미성년자 파티 사건에 휘말려 몰락합니다. 결국 마크 곁에는 아무도 남지 않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마크는 페이스북에 접속해 에리카에게 친구 요청을 보냅니다. 그는 끝없이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며 그녀의 응답을 기다립니다. 이미 그는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가 되었지만, 인간적으로는 여전히 고독하고 미숙한 청년으로 남아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2. 개봉 당시 이슈
2010년 개봉한 <소셜 네트워크>는 개봉과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입니다. 실제 인물 마크 주커버그와 페이스북 창립 과정을 다루며, 디지털 시대의 상징적 이야기를 영화적 드라마로 승화시켰습니다.
에런 소킨의 날카로운 대본과 데이비드 핀처의 정교한 연출은 영화적 완성도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당시 관객들은 단순한 성공 신화를 넘어서, 성공 뒤에 감춰진 배신과 고독의 서사를 통해 SNS 시대의 빛과 그림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편집상, 음악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고, ‘페이스북 세대’를 상징하는 영화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또한 개봉 이후 실제 마크 주커버그와 페이스북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대중문화적 파급력을 보여주었습니다.
3. 감독의 메시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성공의 이면’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천재성과 혁신이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졌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관계는 무너지고 도덕적 갈등은 깊어졌습니다.
영화는 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연결하기보다 고립시키는 아이러니를 담아냈습니다. 또한 현실과 법정 증언을 교차 편집하는 구조를 통해 객관성과 주관성을 동시에 부각하며, 관객들에게 진실과 해석의 간극을 고민하게 했습니다.
4. 감상평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성공과 인간관계 사이의 아이러니였습니다. 마크는 세계 최대의 SNS를 창립하며 수많은 사람을 연결했지만, 정작 자신은 가장 가까운 친구와 여자친구를 잃었습니다. 영화 속 법정 장면에서 드러난 냉혹한 사업 논리와 지분 갈등은 현대 사회에서 성공이 어떤 대가를 요구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마크가 마지막에 에리카에게 친구 요청을 보내고 새로고침을 반복하는 장면은,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임에도 여전히 외롭고 미성숙한 인간의 모습을 잘 드러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페이스북의 성공담이 아니라, 현대인의 삶과 관계, 그리고 기술 발전이 불러온 인간적 고립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을 남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