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브스 아웃

미스터리 소설가의 의문의 죽음을 둘러싼 가족들의 갈등과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 스릴러입니다. 매력적인 탐정 브누아 블랑과 예상치 못한 중심 인물 마르타의 이야기를 통해 전형적인 추리극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1. 줄거리

※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까지 포함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생일 파티 다음 날, 전설적 작가의 죽음

영화는 유명 미스터리 소설가 할런 트롬비의 85번째 생일 파티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할런의 저택에는 자녀와 손주 등 가족들이 모두 모여 그를 축하하고, 파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됩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가정부 프랜은 할런을 방에서 칼에 찔린 채 숨져 있는 상태로 발견합니다. 모든 정황은 자살로 보이지만, 누군가가 익명의 편지를 보내 탐정 브누아 블랑을 사건 현장에 부르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탐정 브누아 블랑의 수사와 가족들의 비밀

블랑은 경찰과 함께 트롬비 저택에 도착해 가족들을 하나하나 면담하기 시작합니다.

딸 린다, 사위 리처드, 아들 왈트, 며느리 조니, 손자 랜섬 등 가족 구성원들은 각기 다른 인물들이지만 공통점은 모두 할런에게 금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각자의 알리바이를 주장하며 서로를 경계하는 이들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흐릅니다.

블랑은 대화 도중 여러 단서들을 얻으며, 표면적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가족들의 속내와 비밀, 그리고 할런과의 갈등을 하나씩 밝혀냅니다.

특히 랜섬은 파티가 끝나고 혼자 저택을 나간 유일한 손자로, 그날 밤 할런과 심각한 말다툼을 했다는 증언이 나옵니다.

간호사 마르타 카브레라, 의도치 않게 중심에 서다

사건의 핵심은 뜻밖에도 할런의 간호사였던 마르타 카브레라로 향합니다. 마르타는 할런과 가장 가까웠던 인물로, 그의 건강을 돌보며 신뢰를 쌓아왔습니다.

그러나 할런의 사망 당일, 그녀는 약물을 잘못 투약했다고 믿으며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할런은 그녀가 실수로 치명량의 모르핀을 투약한 것을 알고도, 마르타의 인생을 지켜주기 위해 자살을 결심합니다. 그는 마치 자신이 창작하던 미스터리 소설처럼 완벽한 자살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마르타에게 알리바이를 만들어줍니다.

이후 마르타는 죄책감과 두려움 속에서 증거를 은폐하려 노력합니다. 저택에서 CCTV 영상을 삭제하고, 몰래 나왔던 그녀의 흔적을 지우는 장면들이 이어지며 긴장감이 고조됩니다.

감춰진 범인, 랜섬의 반전

수사 말미, 블랑은 할런의 유언장 공개 장면을 통해 결정적인 단서를 잡습니다.

모든 유산이 마르타에게 상속된다는 소식에 가족들은 충격에 빠지며 그녀를 비난합니다. 이때 갑자기 나타난 랜섬은 마르타를 저택 밖으로 데리고 나가 위로하는 듯 행동합니다.

그러나 랜섬의 행동은 순수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마르타가 실수로 할런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이용하려 했음이 밝혀집니다. 그는 몰래 약물 병을 바꿔치기 해서 마르타가 죄를 짓도록 유도한 뒤, 유산을 포기하도록 협박하려 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블랑의 집요한 추리에 의해 완전히 드러나고, 마르타는 무죄로 밝혀지며 랜섬은 체포됩니다.

마르타의 새로운 자리, 가족 위에 선 그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상징적입니다.

저택 발코니에서 마르타가 커피를 마시며 아래를 내려다보고, 저택 밖으로 쫓겨나는 트롬비 가족들을 바라봅니다. 머그잔에는 ‘My house, My rules, My coffe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으며, 이는 이제 저택과 유산의 주인이 마르타임을 상징합니다.

정의는 실현되었고, 할런의 죽음은 그의 마지막 작품처럼 강렬한 반전을 남깁니다.

2. 개봉 당시 이슈

2019년 개봉한 〈나이브스 아웃〉은 전통적인 추리극의 매력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북미와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애거서 크리스티 헌정작’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고전 추리물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신선한 구성과 반전을 선보이며 호평을 이끌어냈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본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남부 억양의 탐정 브누아 블랑으로 등장한 점도 화제가 되었고, 아나 디 아르마스의 눈부신 연기는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비평가들은 ‘현대적이면서도 고전적인 추리극의 진화’라고 평가하며,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오르는 등 각종 시상식에서도 인정받았습니다.

3. 감독의 메시지

라이언 존슨 감독은 〈나이브스 아웃〉을 통해 고전 추리극에 대한 오마주이자, 현대 사회의 계급 구조와 도덕적 딜레마를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마르타라는 이민자 출신 인물을 중심에 세워, 혈연보다 윤리와 정의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또한 감독은 ‘진실은 결국 드러난다’는 고전 추리의 전제를 유머와 사회적 비판으로 재해석하며 장르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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