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오브 갓

1960~70년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를 배경으로, 범죄와 폭력의 굴레 속에 살아가는 소년 부스카페의 성장과 기록을 그린 영화입니다. 갱단들의 피비린내 나는 권력 다툼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찾는 한 청년의 시선을 통해 빈민가의 현실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1. 줄거리

※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까지 포함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시티 오브 갓의 시작과 전설의 삼총사

영화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 ‘시티 오브 갓’의 닭 추격전으로 시작됩니다. 총을 든 갱단이 닭을 잡으려다 총을 겨누는 장면에서 주인공 부스카페가 등장하고, 화면은 과거 회상으로 전환됩니다.

1960년대 초, 시티 오브 갓에서는 ‘전설의 삼총사’라 불리는 카벨레이라, 마헤쿠(부스카페의 형), 알레카치가 어린 똘마니 다지뉴와 베네를 데리고 강도질을 하며 활동합니다. 이들은 주민들에게도 재물을 나누며 자신들만의 규칙으로 범죄를 이어갑니다.

어느 날, 다지뉴의 제안으로 모텔을 털게 된 이들은 강도에 성공하지만, 다지뉴가 유리창을 깨며 경찰이 왔다고 거짓 신호를 보내고 자신은 모텔 안에 남아있던 사람들을 모두 살해합니다. 삼총사는 이 사건으로 경찰의 표적이 되고, 카벨레이라는 경찰에 쫓겨 총에 맞아 사망하고, 마헤쿠는 시티 오브 갓을 떠나려다 다지뉴에게 총에 맞아 죽습니다. 알레카치는 교회로 들어갑니다.

다지뉴와 베네, 갱단의 지배자

1970년대, 다지뉴와 베네는 시티 오브 갓으로 돌아옵니다. 다지뉴는 부두교 주술사에게서 부적을 받으며 ‘제 페케뉴’로 이름을 바꾸고, 베네와 함께 마약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빈민가의 마약상들을 하나씩 제거합니다. 두 사람은 경쟁자들을 총으로 쏴 죽이며 사업을 장악하고, 사람들에게는 치안이 유지되는 듯한 안도감을 주기도 합니다.

페케뉴의 폭력은 점점 더 잔혹해지고, 어린 소년 강도들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며 공포 정치가 이어집니다. 베네는 이런 삶에 염증을 느끼고 연인 안젤리카와 함께 떠나기로 합니다. 환송식이 열리던 날, 네기뉴가 노린 총에 베네가 대신 맞아 죽고, 폭력은 다시 격화됩니다.

마네 가리나의 등장과 전면전의 서막

베네의 죽음 이후, 세노라와 네기뉴는 페케뉴를 적대합니다. 특히 페케뉴에게 연인을 잃은 마네 가리나는 갱단에 합류해 복수를 준비합니다. 마네 가리나는 군대 경험을 살려 갱단을 훈련시키고, 무고한 사람은 죽이지 않는다는 나름의 원칙을 지키려 합니다.

하지만 전쟁은 점점 잔혹해지고, 마네 가리나조차 은행 강도 도중 경비원을 살해하며 자신도 폭력의 굴레에 갇힙니다. 시티 오브 갓은 1년 넘게 두 파벌의 전쟁터가 되고, 부스카페는 신문사에 사진을 보내며 내부를 기록합니다. 주민들은 점점 피폐해지고, 싸움의 이유조차 잊혀갑니다.

마지막 전투와 피로 물든 시티 오브 갓

결국 마네 가리나는 전투 중 총을 맞아 쓰러지고, 병원으로 실려갑니다. 그를 노리던 한 소년이 병원까지 찾아와 총을 쏴 마네 가리나는 사망합니다. 이 소년은 과거 마네 가리나가 은행 강도 때 죽였던 경비원의 아들이었습니다.

한편 페케뉴는 경찰에게 붙잡히지만, 뇌물을 주고 풀려납니다. 그러나 길거리로 돌아온 그는 과거 자신이 무기상에게서 빼앗아 어린 갱단에게 나눠준 총에 의해, 그 아이들에게 사살됩니다. 아이들은 그의 시신 주위에서 다음 범죄를 계획하며 떠들어댑니다.

부스카페의 선택

모든 혼란 속에서도 부스카페는 살아남아 카메라로 모든 순간을 기록합니다. 그는 경찰이 페케뉴에게서 뇌물을 받는 장면과 그의 시신을 찍지만, 자신의 안전을 위해 그 사진을 기사화하지 않습니다. 대신 다른 사진들을 신문사에 보내고, 정식으로 취직합니다.

영화는 페케뉴를 죽인 어린 갱단이 새로운 폭력의 시작을 알리며 마약과 복수를 다짐하는 장면으로 끝나고, 시티 오브 갓의 끝나지 않는 폭력의 순환을 보여줍니다.

2. 개봉 당시 이슈

영화 《시티 오브 갓》은 2002년 개봉 당시 세계 영화계에 강한 충격을 안겼습니다. 리얼리즘을 극대화한 생생한 연출과 실제 빈민가 출신 배우들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가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브라질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가감 없이 드러낸 용감한 시선은 칸 영화제를 비롯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까지 주목받게 했습니다. 특히 빈민가 청소년들의 일상을 생동감 있게 담아낸 덕분에 사회 문제를 고발하는 동시에 강렬한 드라마로서의 몰입감도 높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많은 관객들은 “도저히 영화 같지 않은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고, 브라질 사회 내에서도 영화가 일으킨 파장은 컸습니다. 빈곤과 폭력의 고리를 끊기 위한 사회적 논의로까지 이어진 이 작품은, 단순한 범죄 드라마를 넘어 하나의 사회적 사건으로 자리잡았습니다.

3. 감독의 메시지

감독 페르난두 메이렐레스는 《시티 오브 갓》을 통해 빈곤과 차별 속에 방치된 아이들이 어떻게 범죄에 물들어 가는지를 보여주며, 폭력의 굴레가 끊이지 않는 사회 구조를 비판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실제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 출신의 비전문 배우들을 캐스팅해 진짜 사람들의 표정과 이야기를 담아내려 했고, 그 덕에 영화는 더 현실적이고 강렬한 힘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영화 속 폭력은 자극적이지만 필요 이상의 미화 없이 현실을 반영해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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