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밴드 비틀즈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그들의 노래를 기억하는 단 한 사람, 무명 가수 잭의 성공과 진실, 사랑 사이에서의 선택을 그린 뮤직 판타지 드라마입니다.
1. 줄거리
※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까지 포함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무명 뮤지션 잭의 좌절
영화는 영국 소도시에 사는 무명 가수 잭 말릭(히메쉬 파텔 분)의 일상으로 시작합니다.
잭은 슈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틈틈이 자작곡을 연주하지만, 공연장 관객은 항상 몇 명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유일한 팬이자 오랜 친구 엘리(릴리 제임스 분)는 매니저 역할을 자처하며 잭의 꿈을 응원합니다.
어느 날 야외 페스티벌 무대에서 연주하던 잭은 관객들의 미온적인 반응에 절망감을 느낍니다. 엘리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젠 그만하겠다”고 말하며 가수의 꿈을 접으려 합니다.
비틀즈가 사라진 세상
잭이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중, 전 세계적으로 12초 동안 정전이 발생하는 기이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동시에 잭은 버스에 치이는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합니다. 깨어난 그는 곧 세상이 이상하게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친구들과 함께 모인 자리에서 ‘Yesterday’를 연주하자, 모두가 그 노래를 처음 듣는 듯한 반응을 보입니다. 그는 검색 엔진을 통해 확인한 결과, 비틀즈라는 밴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심지어 콜라, 해리 포터, 담배 등 상징적인 것들도 역사에서 사라진 상태입니다.
혼란스러워하던 잭은 비틀즈의 노래를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하나씩 재현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비틀즈의 노래로 세계적인 스타가 되다
잭은 카페, 결혼식, 라디오 방송 등 소규모 무대에서 비틀즈의 곡을 연주하면서 점점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Let It Be’, ‘Yesterday’, ‘Hey Jude’와 같은 곡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그는 SNS와 입소문을 통해 빠르게 인기를 얻습니다.
이후 그는 유명 프로듀서 데브라 해머(케이트 맥키넌 분)의 눈에 띄어, 본격적인 음반 작업과 월드투어를 시작합니다. 잭은 화려한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며 수천 명의 팬들 앞에서 노래하고, 언론과 대중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성공이 비틀즈의 음악에 기반한 것이라는 점에서, 잭은 마음 한켠에 무거운 짐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성공 속의 불안과 진실의 무게
잭은 거대한 성공을 거머쥐었지만, 점점 자신의 진정성과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느끼게 됩니다. 엘리는 잭의 변화에 실망하며 거리를 두고, 잭은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잃어가는 자신을 보며 괴로워합니다.
어느 날, 잭은 자신 외에도 비틀즈의 존재를 기억하는 두 사람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들은 잭을 비난하기보다, 그가 이 음악을 세상에 다시 알렸다는 사실에 감사해합니다. 이 만남은 잭이 내면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존 레논과의 만남, 그리고 선택
잭은 한적한 바닷가의 집에서 살아가는 한 노인을 찾아갑니다. 그는 다름 아닌 비틀즈의 멤버였을 ‘존 레논’입니다. 현실에서는 유명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온 존은 잭에게 “진실하게 살라”고 조언합니다.
이 만남 이후 잭은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의 대형 공연 무대 위에서 모든 진실을 고백합니다. 자신이 작곡한 노래가 아니라며, 비틀즈라는 밴드의 곡임을 밝히고, 자신은 더 이상 거짓된 성공을 이어갈 수 없다고 선언합니다.
잭은 명성을 내려놓고 엘리에게 돌아가 사랑을 선택합니다. 이후 두 사람은 소박한 삶을 살아가며, 잭은 진짜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합니다.
2. 개봉 당시 이슈
2019년 개봉 당시 독특한 설정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비틀즈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라는 참신한 아이디어는 전 세계 음악 팬들과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개봉 전부터 영화계와 음악계 양쪽에서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비틀즈의 명곡들이 영화 전반에 사용된 점도 큰 매력 요소였습니다.
비틀즈 저작권과 관련된 이슈 없이 음악을 사용할 수 있었다는 점이 화제가 되었고, 이는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의 협조 덕분이라는 사실도 알려지며 관심을 모았습니다.
또한 배우 히메쉬 파텔의 첫 주연작이라는 점도 신선한 반응을 이끌었습니다. 음악과 판타지를 조합한 이색적인 작품으로서, 여름 시즌 흥행작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3. 감독의 메시지
대니 보일 감독은 <예스터데이>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음악이란 무엇인가, 진실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유쾌하면서도 따뜻하게 담아냈습니다. 또한 ‘존 레논이 살아 있었다면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라는 상상력을 통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합니다.
현실에 없는 세계를 통해 오히려 진실의 가치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