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저한 킬러와 무명 배우의 삶이 우연한 사고로 완전히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드라마입니다. 운명을 바꾸고 싶었던 두 남자가 서로의 삶을 살아가며 겪는 혼란과 성장, 그리고 진정한 자아를 찾는 과정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냅니다.
1. 줄거리
※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까지 포함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냉혹한 킬러와 인생을 포기한 무명 배우
비 오는 밤, 킬러 최형욱은 차량 안에서 조용히 타깃을 기다립니다. 여행가방을 든 남자를 정확히 습격한 그는 단 1분 만에 임무를 마치고 시체를 트렁크에 넣습니다. 아무 흔적 없이 사라진 형욱은 피를 씻기 위해 동네 목욕탕으로 향합니다.
그 시각, 무명 배우 윤재성은 삶에 절망해 자살을 결심합니다. 사진을 태우고 목을 매려던 순간, 주인 할머니가 “총각~ 비빔국수 비벼 왔어”라는 말로 문을 두드립니다. 하지만 국수는 핑계일 뿐, 독촉과 구박이 쏟아지고 재성은 씁쓸한 표정으로 다시 목욕탕으로 향합니다. “죽더라도 깨끗하게 죽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비누 한 조각이 만든 운명의 반전
형욱은 목욕탕에서 바닥에 떨어진 비누를 밟고 미끄러지며 머리를 강하게 부딪히고 기절합니다. 이 모습을 본 재성은 처음엔 그를 도우려다 명품 시계와 라커 키를 보고 망설입니다. 결국 충동적으로 형욱의 키를 가져가고 자신의 키를 대신 둔 채 자리를 떠납니다.
형욱은 병원으로 이송되고, 심한 기억상실에 걸립니다.
병원 침대에서 깨어난 그는 “윤재성이라고 부르던데요. 저를 아시나요?”라고 말하며 재성의 신분을 자신이라 믿습니다.
뒤바뀐 삶
재성은 형욱의 고급 아파트에 들어가 부유한 삶을 경험합니다. 밀린 월세를 갚고 외상값을 정리하며 마치 성공한 인생처럼 행동합니다. 반면 형욱은 재성의 낡은 원룸에서 깨어나 대본과 오디션 포스터를 단서 삼아 자신이 무명 배우라고 믿게 됩니다. 그는 연기 학원에 등록하고, 분식집에서 일하며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형욱은 분식집에서 뛰어난 칼솜씨로 여고생들의 인기를 얻고, 구조대원 리나와 가까워지며 따뜻한 인간관계를 경험합니다. 동시에 액션 드라마의 단역으로 출연하며 진짜 배우로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숨겨진 정체, 진짜 킬러는 누구?
재성은 형욱의 아파트에서 CCTV 영상과 위조 여권, 무기 등을 발견하며 형욱이 킬러였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는 형욱이 감시하던 여인 송은주가 대기업의 비리를 폭로하려다 쫓기고 있음을 알게 되고, 그녀를 지키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은주를 노리는 진짜 의뢰인들이 재성과 형욱 모두를 제거하려 하자, 기억을 되찾은 형욱이 다시 등장해 그들을 구하려 합니다. 형욱은 사실 살인을 막는 이중 의뢰 킬러였고, 은주 또한 살해 대상이 아니라 보호 대상이었습니다.
다시 되찾은 삶
세 사람은 죽은 척 위장한 뒤 새 삶을 시작합니다. 형욱은 리나와 연인이 되고, 드라마에서 배우로 자리 잡습니다. 재성 역시 배우의 꿈을 다시 이어가며 스크린에 당당히 등장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형욱과 재성은 한 작품에서 다시 마주하고,
“이제 완전히 배우로 가기로 한 거냐?”
“원래부터 배우였죠. 형님보다 선배입니다.”
라고 대화하며 서로를 인정합니다.
2. 개봉 당시 이슈
유해진의 첫 단독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조연으로 강한 존재감을 보였던 유해진이 냉혈한 킬러와 허당스러운 기억상실증 남자를 오가는 1인 2색 연기를 선보이며 “유해진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특히 비누 하나로 운명이 바뀌는 기발한 설정과 한국식 유머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일본 영화 〈열쇠 도둑의 방법〉을 리메이크했지만, 원작 이상의 매력을 더했다는 평가와 함께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흥행에도 성공했습니다.
3. 감독의 메시지
이계벽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인생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든 바뀔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감독은 남의 삶을 대신 살게 된 두 주인공이 각자의 자리에서 진짜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자기 발견과 인간 관계의 소중함을 전달합니다.
또한 일본 원작의 구조를 바탕으로 하되, 한국적인 정서와 캐릭터의 현실감을 살려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 점도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